주님 부활 대축일
요한 20,1-9
사순시기 동안 십자가 길을 묵상하면서
철저히 완전히 죽어야만
부활이 있을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목격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활의 체험으로
거듭 인도하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어서 주님의 승천과
성령강림도 목격하고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죽음과
부활과 성령을 체험한 이들이 가야 할 길은
그 충만한 기쁨에 묻혀 있기 위함이 아니라
선포하고 증언하는 증인으로서의 삶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더 확고한 증인이 되기 위해
수난을 넘어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여정을 걷게 됩니다.
그 길은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말에
놀라서 달려간 베드로와 요한에게처럼
우리에게도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지만 부활에 대한 확신에 이르기까지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을 뵈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나약함을 채워 줄
성령체험까지 가야만 증인의 삶이 가능한가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도 제자들처럼
주님의 시신이라도 찾으러 달려나가 봅시다.
그러다 보면 그 길목 어디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뵐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부활을 경축하는 오늘
코로나19로 돌아가신 세상의 많은 영혼들과
몇 년 전
4, 16일에 세상을 떠난 세월호 희생자들이
주님의 부활에 참여하여
영원한 안식을 누리 수 있도록,
그리고 유가족들에게는 부활에 대한 확신으로 갖게 될
위로를 주시기를 청해봅니다.
– Veronica Yang. 4. 12.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