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수녀회

두려워하지 마라.

부활성야 (The Easter Vigil)

두려워하지 마라.

마태 28,1-10

알렐루야!

드디어 죽음을 이기고

영광스러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계십니다.

믿음으로 간절히 바랐지만

마음 한 켠에는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었던

불신의 자리가 있었나 봅니다.

주님의 부활이 이리도 믿기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접한 이들이 겪는 감정을

‘두려움’이라는 단어로 여러 번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대상에 따라

서로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활 소식을 전하는 천사를 본 경비병들은

두려움으로 실신하여 죽은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이 진짜로 일어날까 봐

틀어막으려고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시신을 찾고 있던 여인들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기쁨에 넘치면서도 한 편으로는 두려워하며 달려갑니다.

(half-overjoyed, half-fearfull)

주님을 만나고 난 모세의 얼굴 살갗이 너무 빛나서

모세는 얼굴을 가리고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그렇다면 부활하신 주님은

얼마나 빛나고 말할 수 없이 광채 찬란하겠습니까?

그 누가 ‘두려움’ 없이

그 빛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분은

우리 앞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적인 두려움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도구로 쓰기 위하여

우리에게 주신 잠재력과

숨겨진 계획을 불신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과 경외는

우리의 한계를 딛고

감히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부활의 영광의 광채에 참여하게 합니다.

거품을 물고 두려움으로 쓰러져 있던 경비병들은

예수님의 얼굴을 뵐 수 없었지만

늘 그분을 찾고 있던 무덤에 다다른 여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얼굴을 뵙게 됩니다.

비록 부활에 대한 완전한 믿음은 아닐지라도

찾아 나선 이들에게 주님은 나타나셨습니다.

두려우면서도 기쁨에 벅차

우리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달려나갑시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 길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Veronica Yang. 4.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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