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수녀회

필리핀 미션하우스 소식

♡ Happy Easter. Alleluia! Alleluia! Alleluia! ♡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올해 필리핀은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
모든 본당의 문을 굳게 닫고 말았습니다. 두 해 연속 주님의 부활 대축일을 고요 속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에 조심히 지낸다고 생각했음에도, 갑자기 또 찾아온 상황들은 더욱 깊은 공포감을 자아냅니다.
어느 큰 병원에선 의사와 간호사들이 너무 많이 감염이 되어 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불가항력 속에서 느끼는 절망감은 어떻게 표현이 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무덤에 계시는 동안 제자들이 느꼈던 그런 마음일까요?
모두가 집 안으로 들어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고자 할 때 배고픈 이들은 여전히 길로 나와 구걸을 하고,
18세 이하는 집 안에 만 머무르라고 하지만 생존이 급박한 아이들은 꼬질꼬질 땀이 범벅이 된 얼굴로 플라스틱이나 박스 등 쓰레기를 줍고 다닙니다. 그러나 저는 이 상황이 다시 찾아오기 얼마 전에 장을 봐서 부활 때 우리 식구들이 함께 먹을 밑반찬들을 미리 준비하며 행복해했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필요한 일이긴 하였지만..
왠지 모를 미안함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고여 옵니다. 날마다 이 힘든 시기가 끝나게 해달라고 기도드리지만 그 간절함이 처음과 같은 마음인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움직인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 최선인지, 나의 눈을 가리고 있어 봐야 할 만큼 충분히 보지를 못하고 그래서 더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이 위기 속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인지 참 혼란스럽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의 어둡고 찹찹한 마음이 그랬을까요?
누구도 모르는 사이에 부활하시어 다가오시고 함께 길을 걸으며 일깨워 주시고 빵을 떼어 나누시던 우리 주님을 떠 올립니다. 절망 가운데에서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음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어느새 다가와 계시고 가슴에 뜨거움을 일으켜 주시고 당신을 보여 주신다는 것이지요.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바로 길을 나서 달려간 제자들처럼, 우리 모두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힘차게 다시 일어나 다시 길을 나 설 수 있기를 기도드리며 벅찬 희망의 노래를 알렐루야로 불러 봅니다.
주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시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늘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며 도와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미션하우스의 꿈쟁이들은 다소 길게 집안에 머무르고 있으나 모두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예수님 부활대축일을 앞두고 꿈지기 드림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며 ..
2주에 한 번 쌀과 부식 보내기, 생일 선물, 손 편지 보내기, 줌에서 만나기, 부활 선물 준비하기 등등
만날 수 없는 꿈쟁이들과 어떤 모습으로든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리의 배고픈 이들을 위해서도 가끔 우리의 사랑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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