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수녀회

주님께 이끌려지다.

주님께 이끌려지다.
사도8,26-40/요한 6,44-51

오늘 독서에 나오는 필리포스는
일곱 봉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박해를 피하여 사마리아로 가서
지중해 연안에서 복음을 선포한다.

예수님의 수난을 예언한 이사야서의 말씀을
필리포스가 설명해주자
칸다케의 내시라고 하는 이가 묻는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각주에 보면 37절이 생략되어 있지만
2세기 이후,
서방에서 손으로 베껴 쓴 사본들에는
37절의 말씀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마음을 다하여 믿으시면 받을 수 있습니다.”
하고 필리포스가 대답하자
“나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하고 그가 말하였다.」

오늘 이름도 없이
칸다케의 내시라고 명명된 이가
하느님의 자녀로 세례를 받기까지의 여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천사에 이끌려 내시에게 다가간 필리포스,
이사야서를 읽고 있는 내시,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수레 위로 초대받아
예수님 수난과 관련된
그가 읽고 있던 대목을 설명해주고
마침내 물가에 이르러 내시는 세례를 청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끝난 후
필리포스는 성령에 이끌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오늘 하느님의 인도에 따라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난 익명의 내시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인도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생명의 길로 들어설 수 없다.
스스로의 노력인 듯 하지만
이미 필리포스를 통해 내시를 구원하고자 하신
하느님의 계획이 미리 있었듯이
하느님은 우리의 원의와 작은 몸짓을 키워
생명을 주시고자 하시는 당신의 계획을 성취하신다.

그리고 당신께로 이끌어 온 사람들에게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생명의 빵,
영원히 부패하지 않고 지속 될 사랑을 위해
당신의 살을 떼어 양식으로 주신다.

예수님을 알고 기뻐하며
제 갈 길에 오른 익명의 내시의 모습은
주님께 이끌려진 후,
주님의 자녀로서 각자 사명을 부여받고
신앙의 길 위를 걷고 있는 우리일지 모른다.

주님,
오늘 그 길 위에서 저희를 이끌어 주신
당신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살까지 떼어 자녀에게 먹이시는
펠리칸이신 당신의 사랑을 헤아리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삶의 굴곡들 안에서도
기쁨의 환호 소리 드높이게 해주십시오.

  • Veronica Yang. 4. 30. 2020-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말을 걸다
내시에게 이사야서를 설명하는 필리포스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세례를 주다
필리포스의 전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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